8월부터 10월까지 강의 자료와 기관에 내는 보고서를 AI 에이전트와 같이 만들었는데, 결과물을 읽다가 AI가 쓴 티가 나는 문장을 짚을 때마다 체크리스트 파일에 날짜와 사례를 붙여서 한 줄씩 적어 두었습니다. 그동안 적은 것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8월 중순에 카드뉴스 초안을 보다가 "지시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독자가 이미 쓰는 "프롬프트"로 바꾼 게 첫 기록이었습니다. 8월 말에는 제가 직접 쓴 상세페이지 교재를 1~2시간 특강용 슬라이드로 줄이는 작업을 AI와 같이 했는데, 결과물에 "기능이 아니라 고객이 얻는 변화로 문장을 끝냅니다"처럼 A가 아니라 B로 정리하는 문장과 "열 개의 쓰기가 전부 이 세 질문 위에서 돌아갑니다" 같은 근거 없는 비유가 섞여 있어서 모두 18곳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지적한 18곳을 다시 보니 전부 교재에 없어서 AI가 새로 쓴 문장이었고, 교재에서 옮겨 온 문장에서는 한 곳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쓰지 않고 교재에서 같은 뜻의 문장을 찾아서 되돌렸습니다. 세 질문 문장은 교재 원문인 "상세페이지 기획이 어려울 때 이 세 질문을 던져보세요"가 됐고, 지금 세 질문 중 "그래서요?" 카드에는 "고객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적습니다"라는 설명 아래 교재 예시인 "땀 흘리는 운동에도 산뜻합니다"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때부터 고칠 문장이 나오면 새로 쓰기 전에 원래 자료부터 찾는 순서로 바뀌었습니다.
9월 초에는 기관에 낼 멘토링 보고서를 AI와 같이 썼는데, 문단 끝에 "이를 통해 무엇부터 손대야 하는지 정리하였다"처럼 앞 내용을 한 번 더 요약하는 문장이 붙어 있어서 제가 직접 지우고 그 자리에서 실제로 다룬 마지막 내용으로 끝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 "먼저", "이어", "특히", "이를 통해"가 차례로 반복되는 것도 눈에 걸려서 한 단락에 두세 개까지만 남겼습니다.
9월 말에는 퍼포먼스 마케팅 60분 강의 슬라이드를 만들었는데 한 벌에 가운뎃점이 55개 들어가 있었고, 이게 AI스럽다고 느껴서 전부 다시 고쳤습니다. 단어를 나열한 곳은 쉼표나 "와, 과"로 바꾸고 "60분, 실습 2회" 같은 정보는 쉼표나 줄바꿈으로 나눴고, 이후로는 슬라이드와 블로그, 캡션, 메일까지 밖으로 나가는 글에는 가운뎃점을 쓰지 않기로 정했습니다.
10월 초에는 AI로 일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웨비나 자료를 만들었는데, 지적한 문장이 가장 많이 나온 게 이때였습니다. 초안에는 "1인이 10배로 일합니다"라는 제목 아래 "일은 많이", "시간은 짧게"가 짝을 맞춰 붙어 있었는데, 10배라는 숫자는 댈 수 있는 근거가 없었고 짝을 맞춘 두 문구에도 담긴 사실이 없어서 최종 자료에서는 10배를 빼고 시간 이야기는 "한 건당 작업 시간 단축"이라는 제목으로만 남겼습니다.
AI 비서를 소개하는 슬라이드에는 "첫 AI 비서, 지금 이름은 JARVIS"처럼 쉼표로 끊고 뒤에서 뒤집는 제목과 "클로드 코드에선 서브에이전트라고 불러요"처럼 용어를 친절하게 풀어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 슬라이드는 제가 직접 제목을 "AI 비서 JARVIS"로, 아래 문구를 "서브에이전트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고쳤는데, 청중에게 이름이 바뀐 이력은 필요 없는 정보였습니다. "스킬이랑 에이전트, 헷갈리시죠"처럼 청중 마음을 짐작하는 질문도 있었는데 청중이 헷갈리는지는 쓰는 쪽이 알 수 없어서 제목은 "스킬과 에이전트", 부제는 "Claude Code의 두 기능"으로 바꿨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고치다 보니 제목과 부제를 문장으로 끝내지 않고 "AI로 슬라이드 만들기"처럼 하는 일을 이름으로 붙이는 쪽이 낫다는 걸 알게 됐고, 그 방식을 자료 전체 43곳에 적용한 결과가 나름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규칙으로 정했습니다.
지금은 새로 지적한 문장이 나오면 체크리스트 파일에 날짜와 사례를 붙여서 한 줄 추가하고, AI가 밖으로 나가는 글을 쓰거나 다듬기 전에 그 파일을 먼저 읽게 해 두었습니다. 검수할 때는 8월에 알게 된 대로 AI가 새로 쓴 문장만 봅니다. 고칠 때는 원래 자료에 같은 뜻의 문장이 있는지부터 찾아서 있으면 그 문장으로 되돌리고, 제가 손으로 고친 문구는 표기가 조금 어긋나 보여도 글자 그대로 둡니다.
AI로 쓴 글을 고칠 때 지운 문장을 날짜와 함께 메모장에 한 줄씩 적어 두고, 다음 초안을 맡길 때 그 메모를 같이 붙여 넣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