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로 슬라이드를 만들면 10분 만에 초안이 나옵니다. 그런데 화면을 띄우는 순간 어딘가 낯익은 어색함이 있습니다. 색이 촌스러운 것도 아니고 폰트가 깨진 것도 아닌데, "AI가 만들었네"라는 티가 납니다.
AI는 디자인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만듭니다. 기준이 없으면 가장 무난한 값으로 채웁니다. 무난한 값이 모이면 어디서 본 듯한 화면이 됩니다. 그래서 해결책도 "더 예쁘게 만들어줘"가 아니라, 따라야 할 기준을 문서로 주는 쪽입니다.
디자인 MD 파일에는 색상 팔레트, 폰트 규칙, 여백과 컴포넌트 패턴이 들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신입에게 넘기는 가이드에 담길 내용이 그대로 있는 셈입니다. 이 파일 하나를 프롬프트에 붙이는 것만으로 결과물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제가 쓴 건 awesome-claude-design이라는 깃허브 저장소입니다(github.com/VoltAgent/awesome-claude-design). Apple, BMW, Spotify, Stripe, Tesla를 포함한 68개 브랜드의 디자인 파일이 무료로 공개돼 있습니다. 아직 내 브랜드 가이드가 없다면, 만들고 싶은 인상에 가까운 브랜드 파일을 골라 쓰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① 깃허브에서 원하는 브랜드 파일을 복사합니다. ② 클로드 디자인에 붙여넣습니다. ③ 그 기준대로 슬라이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저도 이 방법으로 강의 자료를 만들어봤는데, 같은 내용을 같은 도구로 뽑았는데도 확실히 달랐습니다.
첫째, 파일이 길면 토큰을 많이 씁니다. 필요한 브랜드 파일 하나만 골라 넣으세요. 둘째, 결과물은 PDF나 HTML로 저장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째, 나오는 건 어디까지나 초안 70% 수준입니다. 숫자와 민감한 정보는 반드시 직접 검수해야 합니다. 디자인이 그럴듯해질수록 내용의 오류가 눈에 덜 들어온다는 점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정리하면 AI 냄새는 도구를 바꿔서 빠지는 게 아니라, 기준을 줘야 빠집니다. 다음에 슬라이드를 만들 때 파일 하나만 먼저 붙여보세요.